비만 치료제와 남성호르몬, 위고비·마운자로는 테스토스테론을 올릴까?

비만 치료제를 맞으면 남성호르몬이 회복되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체중이 줄면서 총 테스토스테론이 상승하고 발기 기능이 함께 좋아지는 경향은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됩니다. 다만 연구 규모가 작고 기간이 짧아, 남성호르몬 보충 치료를 대체한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비만은 왜 남성호르몬을 떨어뜨릴까

비만은 이미 전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2025년 Lancet에 실린 분석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과체중·비만 성인은 10억 명을 넘었고, 2050년에는 약 4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체중이 늘면 남성호르몬은 반대로 내려갑니다. 성기능 문제로 병원을 찾은 남성 4,000여 명을 분석한 자료에서, 비만한 남성의 41%가 총 테스토스테론 10.5 nmol/L 미만이었습니다. 고도비만 남성만 모은 메타분석에서는 저테스토스테론 유병률이 42.8%로 보고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형태입니다. 앞의 자료에서 저하된 남성의 88%는 LH(luteinizing hormone, 황체형성호르몬)가 오르지 않은 이차성 성선기능저하증이었습니다. 고환 자체가 망가진 것이 아니라, 뇌에서 내려오는 신호가 약해진 상태라는 뜻입니다.

기전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됩니다. 내장지방이 늘면 시상하부에 만성 염증이 생겨 GnRH(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성선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분비 리듬이 흐트러집니다. 동시에 지방조직의 아로마타제 효소가 테스토스테론을 에스트로겐으로 바꿔 음성되먹임을 강화합니다.

이렇게 원인이 되는 상태가 교정되면 되돌릴 수 있는 경우를 기능성 성선기능저하증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국내외 진료지침은 이 유형에서 체중 감량을 먼저 권고합니다. 문제는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체중의 10% 이상을 유지하는 사람이 15% 정도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어떤 약인가

최근 일반인에게도 익숙해진 이름들은 대부분 GLP-1(glucagon-like peptide-1,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입니다.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고, 식욕을 줄이고 위 배출을 늦춰 체중을 떨어뜨립니다.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는 2024년 10월,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2025년 8월 국내에 정식 출시됐습니다. 마운자로는 GLP-1과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포도당의존성 인슐린분비 자극 펩타이드)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입니다. 두 약 모두 의사의 대면 진료와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며, 비만 목적 처방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닙니다.

성분명국내 대표 상품명투여52주 전후 체중 감소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매일 피하주사약 5%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오젬픽주 1회 피하주사8~15%
터제파타이드마운자로주 1회 피하주사12% 이상
레타트루타이드(임상 3상 진행 중)주 1회 피하주사13% 이상

최신 종설이 정리한 남성호르몬 변화

2026년 World Journal of Men’s Health에 발표된 종설은 이 주제를 다룬 연구들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다룬 8개 연구, 총 367명이 대상이었고 평균 나이 42.7세, 평균 체질량지수 33.5 kg/m², 평균 추적 기간은 29주였습니다. 이 기간 평균 체중 감소는 5.5 kg이었습니다.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총 테스토스테론과 계산된 유리 테스토스테론이 함께 올랐고,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도 증가했습니다. 반면 LH와 FSH(follicle-stimulating hormone, 난포자극호르몬)는 대부분의 연구에서 뚜렷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저자들이 주목한 지점은 이 상승이 체중 감소 폭만으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체중을 비슷하게 줄인 다른 계열 약에서는 같은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GLP-1이 시상하부 키스펩틴 신경을 활성화하거나 고환에 직접 작용할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사람에서의 기전은 아직 논쟁 중입니다.

성기능 영역에서는 발기 기능과 성적 욕구가 개선됐습니다. 반면 오르가즘과 성적 만족도 항목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한 가지 단서를 붙여야 합니다. 포함된 연구 대부분이 대조군이 없는 소규모 연구였고, 추적 기간도 짧았습니다. 이 결과를 확정된 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 일관된 방향성이 보이는 초기 근거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SGLT2 억제제도 같은 효과가 있을까

같은 종설은 SGLT2(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억제제 연구도 함께 검토했습니다.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처럼 소변으로 당을 배출시키는 당뇨병 약입니다.

3개 연구 52명이라는 매우 제한된 자료에서, 이 계열은 총 테스토스테론이나 유리 테스토스테론을 유의하게 올리지 못했습니다. 다만 26명을 대상으로 한 두 연구에서 발기 기능 점수는 개선됐습니다. 혈당과 혈관 기능이 좋아진 간접 효과로 해석되며, 자료가 너무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과 비교하면

TRT(testosterone replacement therapy,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와 직접 비교한 연구는 세 편뿐이지만, 서로 다른 강점이 드러났습니다.

비교 항목GLP-1 수용체 작용제남성호르몬 보충요법
체중·허리둘레더 우수중립적
혈당·인슐린 저항성더 우수제한적
발기 기능개선개선
오르가즘·성적 만족도변화 없음더 우수
심혈관 위험감소 근거 축적대체로 중립
비용표준 TRT의 약 6배상대적으로 저렴

정리하면 대사 지표는 비만 치료제가, 성적 만족감 영역은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 앞섰습니다. 원인을 교정하는 접근과 증상을 채워주는 접근의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려해야 할 점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같은 위장관 증상으로 대개 경미하고 일시적입니다. 다만 갑상선 수질암 가족력이나 췌장염 병력이 있다면 투여 전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SGLT2 억제제는 다뇨와 요로생식기 감염이 상대적으로 흔합니다.

투약을 중단하면 체중이 상당 부분 되돌아온다는 점도 알려져 있습니다. 체중과 함께 호르몬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장기 자료는 아직 부족합니다.

성욕 저하, 아침 발기 감소, 피로감이 3개월 이상 이어진다면 자가 판단보다 비뇨의학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오전 채혈로 테스토스테론과 LH를 측정해 원인이 고환인지 뇌하수체인지 구분하고, 비만·당뇨·수면무호흡 같은 동반 요인을 함께 확인합니다. 어떤 치료를 먼저 쓸지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만 치료제를 맞으면 남성호르몬 주사를 끊어도 되나요

임의로 중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두 치료의 목표가 다르고, 원인 질환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처방 의사와 상의해 조정해야 합니다.

비만하지 않아도 효과가 있나요

지금까지의 연구는 대부분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남성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정상 체중 남성에서 남성호르몬 상승 효과를 기대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정자에도 영향을 주나요

체중 감량 후 정자 수가 늘었다는 보고와 정자 형태가 개선됐다는 보고가 있지만, 연구 수가 적습니다. 난임 치료 목적으로 쓰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남성호르몬을 올리려고 처방받을 수 있나요

국내 허가 사항은 제2형 당뇨병과 비만·과체중 체중 관리입니다. 남성호르몬 상승은 허가된 목적이 아니며, 비만이나 당뇨가 동반된 경우에 함께 기대할 수 있는 부수적 변화로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마치며

세 가지만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첫째, 비만이 동반된 남성호르몬 저하는 되돌릴 수 있는 유형이 많고 체중 감량이 기본입니다. 둘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테스토스테론과 발기 기능을 함께 개선하는 방향으로 자료가 쌓이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셋째, 비용과 부작용, 중단 후 재증가까지 고려해 선택해야 합니다.

증상이 있다면 인터넷 정보로 약을 고르기보다, 호르몬 검사와 대사 평가를 함께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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