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를 끊은 뒤에도 성욕이 돌아오지 않거나 성기 부위 감각이 둔해진 상태가 계속된다면 PSSD(post-SSRI sexual dysfunction, 항우울제 중단 후 지속 성기능장애)를 고려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약을 줄이거나 끊은 뒤 수 주 안에 회복되지만, 일부에서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증상이 남습니다. 아직 확립된 치료법은 없고 빈도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2022년 국제 전문가 패널이 진단 기준을 발표하면서 의학적 실체로 다뤄지기 시작했습니다.
PSSD란 무엇인가

PSSD는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는 항우울제를 중단한 뒤에도 성기능이 이전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SNRI(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가 주로 관련되며, clomipramine(클로미프라민)이나 amitriptyline(아미트리프틸린) 같은 일부 삼환계 항우울제도 보고돼 있습니다.
핵심은 “약을 먹는 동안”이 아니라 “약을 끊은 뒤”라는 점입니다. 복용 중 나타나는 사정 지연이나 성욕 저하는 흔하고 대개 가역적입니다. PSSD는 그 회복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비슷한 구조의 질환이 함께 논의됩니다. 탈모 치료제 finasteride(피나스테리드) 중단 후의 post-finasteride syndrome, 여드름 치료제 isotretinoin(이소트레티노인) 중단 후의 지속 성기능장애가 그것입니다. 세 약제 모두 신경스테로이드 대사에 관여한다는 점이 공통 기전 가설의 출발점입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성기 부위의 감각 저하입니다. 접촉이 무디게 느껴지거나 마취된 것 같다고 표현하며, 유두 감각이 함께 둔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증상은 우울증 재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감별에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 성기 감각 저하 또는 무감각
- 강도가 약하거나 쾌감이 느껴지지 않는 오르가슴
- 성욕의 소실
- 발기부전 또는 질 윤활 감소
- 정서적 둔마와 성적 상상력의 감소
정서적 둔마는 기쁨이나 애착 같은 감정 전반이 밋밋해지는 상태로, 우울증의 무쾌감증과 겉으로는 비슷해 보입니다. 다만 우울증에서는 기분 저하와 죄책감이 함께 나타나는 반면, PSSD에서는 기분은 회복됐는데 감각과 성적 반응만 남지 않는 양상이 흔합니다.
얼마나 흔한가
빈도 추정치는 연구 설계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이 격차 자체가 현재 근거 수준을 보여줍니다.
| 연구 유형 | 보고된 빈도 | 해석 시 유의점 |
| 이스라엘 건강보험 후향 코호트(2023) | 세로토닌계 항우울제 복용 남성 216명 중 1명(0.46%) |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 기록으로 정의해 감각 증상은 반영되지 않음 |
| 북미 청년 대상 단면조사(2025) | 항우울제 사용자 13.2% vs 타 약물 사용자 0.9% | 자가보고 기반이며 특정 인구집단 표본 |
| 체계적 문헌고찰(2023) | 정확한 유병률 추정 불가로 결론 | 진단 기준을 적용한 전향 연구가 없음 |
격차가 큰 이유는 무엇을 PSSD로 셀 것인가가 연구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처방 기록으로 정의하면 발기부전만 잡히고 감각 저하는 빠집니다. 반대로 설문으로 물으면 증상은 폭넓게 잡히지만 다른 원인이 섞입니다.
정리하면 드문 편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며, 정확한 숫자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진단 기준을 적용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왜 생기는가
확립된 기전은 없고 몇 가지 가설이 병행 검증되고 있습니다.
첫째, 5-HT1A 수용체의 지속적 탈감작입니다. 장기간 세로토닌 자극에 노출된 수용체가 약을 끊은 뒤에도 원래 반응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설명입니다.
둘째, 신경스테로이드 고갈입니다. 세로토닌계 약물이 5α-환원효소 활성을 낮춰 allopregnanolone(알로프레그나놀론) 같은 신경스테로이드가 감소한다는 가설로, finasteride 중단 후 증상과 공통점을 설명하는 근거로 쓰입니다.
셋째, 도파민 보상회로의 후성유전학적 변화와 말초 감각신경의 TRP 이온통로 변화가 제시됐습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동물실험과 소수 증례에 기반한 것으로, 사람에서 인과관계가 입증된 단계는 아닙니다.
진단 기준과 감별 대상
2022년 다국적 전문가 패널이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Risk and Safety in Medicine에 진단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약물 노출 전에는 성기능이 정상이었을 것, 노출 중 또는 이후에 변화가 시작됐을 것, 중단 후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것입니다.
진단은 임상적으로 이루어지며 확진 검사는 없습니다. 따라서 아래를 먼저 배제해야 합니다.
- 우울장애의 재발 또는 잔존 증상
- testosterone(테스토스테론) 결핍, 갑상선 질환, 고프로락틴혈증
- 당뇨병, 고혈압, 흡연 등에 의한 혈관성 발기부전
- 골반 수술이나 외상에 의한 신경 손상
- 현재 복용 중인 다른 약물의 영향
혈액검사와 병력 청취만으로 상당수는 감별됩니다. 감별 과정을 건너뛰고 PSSD로 단정하면 치료 가능한 원인을 놓치게 됩니다.
현재까지 시도된 치료
승인된 치료법은 없습니다. 문헌에 보고된 것은 대부분 증례 수준이며 결과도 일관되지 않습니다.
시도된 약제로는 bupropion(부프로피온), vortioxetine(보티옥세틴), trazodone(트라조돈), tadalafil(타다라필), 도파민 작용제 등이 있습니다. 저출력 레이저 조사가 감각 저하에 도움이 됐다는 단일 증례 보고도 있으나 확대 적용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반대로 sildenafil(실데나필)이나 테스토스테론 보충이 증상을 되돌리지 못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현실적인 접근은 두 갈래입니다. 감별 검사에서 교정 가능한 원인이 발견되면 그것부터 치료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남아 있는 기능을 활용하는 재활적 접근과 심리적 지지를 병행합니다. 인지행동치료가 제안되고 있으나 역시 근거는 제한적입니다.
증상이 남아 있는 동안 우울증이 재발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는 세로토닌 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약제를 우선 검토하게 되지만, 이미 발생한 PSSD가 이 선택으로 호전된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두 문제를 분리해 각각 관리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규제 기관의 대응과 예방
2019년 유럽의약품청은 SSRI와 SNRI 제품 정보에 중단 후 지속되는 성기능장애 가능성을 반영하도록 권고했고, 캐나다 보건부도 유사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2024년에는 국제 의료용어 체계인 SNOMED CT에 별도 코드가 등재되어 전자의무기록에 공식적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서서히 감량하는 방식이 PSSD를 막아준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현재로서 가능한 것은 처방 전에 이 가능성을 설명받고, 복용 중 성기능 변화가 생기면 방치하지 않고 조기에 상의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균형이 있습니다. PSSD는 드문 사건이고, 치료되지 않은 우울증의 위험은 훨씬 크고 확실합니다. 이 글은 항우울제를 피하라는 뜻이 아니라, 증상이 생겼을 때 이름을 붙이고 진료로 연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나요
일부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부분적으로 회복됩니다. 완전히 회복되는 비율과 영구적으로 남는 비율은 아직 자료가 없습니다.
복용 기간이 짧았는데도 생길 수 있나요
짧은 기간 복용 후 발생한 증례가 보고돼 있습니다. 다만 용량이나 기간과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과에서 진료받아야 하나요
성기능 증상은 비뇨의학과에서, 기분과 정서 증상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함께 평가받는 것이 좋습니다. 감별 검사가 먼저이므로 혈액검사가 가능한 곳에서 시작하시면 됩니다.
여성에게도 생기나요
성욕 소실, 오르가슴 장애, 성기 감각 저하가 동일하게 보고됩니다. 다만 여성의 보고 자체가 적어 실제 빈도는 알려진 것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치며
세 가지를 기억하면 됩니다. 첫째, PSSD는 항우울제를 끊은 뒤 3개월 이상 성기능 저하가 지속되는 상태이며 성기 감각 저하가 특징적입니다. 둘째, 빈도 추정은 0.46%에서 13%까지 갈리고 확립된 치료법은 아직 없습니다. 셋째, 진단 전에 호르몬·혈관·신경 원인을 먼저 배제해야 합니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자가 판단으로 두지 말고 비뇨의학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 Healy D, Bahrick A, Bak M, et al. Diagnostic criteria for enduring sexual dysfunction after treatment with antidepressants, finasteride and isotretinoin. Int J Risk Saf Med 2022;33:6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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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n-Sheetrit J, Hermon Y, Birkenfeld S, et al. Estimating the risk of irreversible post-SSRI sexual dysfunction (PSSD) due to serotonergic antidepressants. Ann Gen Psychiatry 2023;22:15.
- Pirani Y, Delgado-Ron JA, Marinho P, et al. Frequency of self-reported persistent post-treatment genital hypoesthesia among past antidepressant users: a cross-sectional survey of sexual and gender minority youth in Canada and the US. Soc Psychiatry Psychiatr Epidemiol 2025;60:1771-9.
- Healy D, Mangin D. Post-SSRI sexual dysfunction: barriers to quantifying incidence and prevalence. Epidemiol Psychiatr Sci 2024;33:e40.
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조절하지 마시고,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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