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 색깔과 냄새, 점도로 알 수 있는 것과 병원 갈 시점

정액의 색깔과 냄새, 점도는 사정 간격과 수분 섭취, 복용 약물만으로도 매번 달라집니다. 한 번 평소와 달라 보이는 것은 대부분 질환의 신호가 아닙니다. 다만 붉은색이 섞이거나, 변화가 한 달 이상 이어지거나, 배뇨 증상이 함께 있다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정상 정액의 기준: 색, 냄새, 점도, 양

세계보건기구(WHO)가 2021년 발표한 여섯 번째 정액검사 기준집은 정액의 겉모습을 색, 액화, 점도, 양으로 나누어 기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색은 균일한 유백색 또는 회백색 불투명이 기준입니다. 정자 농도가 높을수록 탁해 보이고, 낮을수록 투명해집니다.

사정 직후 정액은 젤처럼 굳었다가 다시 묽어집니다. 이 과정을 액화(liquefaction)라고 부르며 대개 15분 안에 끝납니다. 60분이 지나도 굳은 덩어리가 남아 있으면 액화 지연으로 판정합니다.

냄새는 약한 알칼리성 특유의 냄새입니다. 정낭과 전립선 분비물에 들어 있는 polyamine(폴리아민) 계열 물질, 특히 spermine(스퍼민)이 공기 중에서 분해되면서 생깁니다. 밤꽃이나 표백제 냄새에 비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양은 1.4 mL 이상, 산도는 pH 7.2 이상이 WHO가 제시한 하한 참고값입니다. 이 값은 배우자가 12개월 이내에 임신한 남성 집단에서 산출한 것으로, 한 번 미달했다고 불임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금욕 기간에 따른 생리적 변화

사정 간격이 길어지면 양이 늘고 색이 짙어지며 노란빛을 띠기도 합니다. 반대로 짧은 시간에 여러 번 사정하면 양이 줄고 투명해집니다. 두 경우 모두 생리적 변화이며 치료 대상이 아닙니다.

정액 색깔별로 의심하는 원인

색깔흔한 원인대응
유백색, 회백색정상경과 관찰
옅은 노란색긴 금욕 기간, 소변 일부 혼입, 일부 비타민제반복되지 않으면 관찰
진한 노란색, 초록빛정낭·전립선 감염, 백혈구정액증배뇨통·발열 동반 시 진료
붉은색, 갈색, 녹슨 색혈정액증(조직검사 후, 염증, 결석)40세 이상이거나 반복 시 진료
맑고 물 같음잦은 사정, 정자 수 감소, 사정관 폐쇄임신을 준비 중이면 정액검사

색만으로 진단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같은 노란색이라도 사흘 만의 사정이면 정상이고, 배뇨통과 함께 나타나면 감염을 의심합니다. 색의 변화가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어떤 증상과 함께 나타났는지가 실제 판단 근거입니다.

초록빛과 백혈구정액증

정액에 백혈구가 늘어나면 색이 탁한 노란색이나 초록빛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2023년 학술지 Current Sexual Health Reports에 실린 종설은 비뇨생식기 감염이 있는 남성에서 정액 내 백혈구가 증가하고, 이것이 정자 운동성과 형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백혈구처럼 보이는 세포의 상당수는 미성숙 정자 세포이므로, 색만 보고 감염으로 단정하지 않고 소변검사와 정액검사로 확인합니다.

붉거나 갈색인 정액: 혈정액증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혈정액증이라고 합니다. 외래에서 가장 불안을 크게 호소하는 증상이지만, 실제 경과는 대부분 양호합니다.

2021년 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and Experimental Urology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은 20편의 연구, 환자 2,079명을 분석했습니다. 평균 연령은 46세였고, 절반 이상에서 검사를 해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확인된 원인 중에는 비뇨생식기 감염과 염증이 가장 많았고 전립선·정낭 결석이 뒤를 이었습니다. 같은 분석에서 40세를 넘긴 환자의 5.4%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되었으며, 그 대부분은 전립선암이었습니다.

2021년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Impotence Research에 발표된 342례 연구는 15년간의 경험을 정리해 혈정액증이 비뇨생식기암과 연관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고했습니다. 연구마다 대상과 설계가 달라 수치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어느 한 연구의 비율을 그대로 자신에게 적용하기보다 나이와 동반 증상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나이가 판단의 기준이 되는 이유

40세 미만에서 한 번 있었던 혈정액증은 염증이나 감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대개 저절로 멈춥니다. 40세 이상에서는 전립선 질환을 확인할 필요가 커집니다. 2022년 학술지 Sexual Medicine Reviews의 종설도 나이와 재발 여부를 평가 범위를 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의인성 원인도 흔합니다. 전립선 조직검사 후에는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일이 흔하며,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나 항응고제 복용도 원인이 될 수 있어 진료 시 혈압 측정과 복용약 확인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정액 냄새가 달라졌을 때

정액 냄새의 변화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 특정 질환을 가리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냄새는 수분 상태, 금욕 기간, 사정 후 경과 시간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임상적으로 의미를 두는 상황은 비린내나 부패한 냄새가 다른 증상과 함께 나타날 때입니다. 배뇨통, 요도 분비물, 회음부 통증, 발열이 동반되면 전립선염이나 성매개감염을 확인합니다. 소변이 섞여 냄새가 강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음식으로 정액 냄새가 바뀐다는 설명이 널리 퍼져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임상 연구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식단 조절보다는 동반 증상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정액이 너무 묽거나 지나치게 끈적할 때

점도는 액화가 끝난 뒤의 끈적임 정도를 뜻합니다. 검사실에서는 정액을 떨어뜨렸을 때 실처럼 늘어지는 길이가 2 cm를 넘으면 점도가 높다고 판정합니다.

액화가 늦어지는 데에는 정낭에서 나오는 semenogelin(세미노젤린)이라는 단백질과, 이를 분해하는 전립선 유래 효소 사이의 균형이 관여합니다. 세미노젤린이 많거나 분해 효소가 적으면 액화가 지연됩니다. 전립선 염증이나 탈수와 연관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점도가 높으면 정자의 운동이 제한되어 정액검사 수치가 실제보다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액화 지연 자체가 불임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임신을 준비하는 중이 아니라면 점도 하나만으로 치료를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정액이 계속 묽고 양이 적다면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산도가 낮고 양이 1 mL 미만이며 정자가 거의 없는 조합은 사정관 폐쇄나 정관 형성 이상을 시사할 수 있어 추가 검사가 필요합니다.

병원을 찾아야 할 시점과 검사 순서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비뇨의학과 진료를 권합니다.

  • 40세 이상에서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온 경우
  • 색이나 냄새의 변화가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
  • 배뇨통, 요도 분비물, 발열, 회음부 통증이 함께 있는 경우
  • 혈뇨가 동반되거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
  • 체중 감소, 뼈 통증 등 전신 증상이 있는 경우
  •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진료는 대개 문진과 신체 검진, 혈압 측정, 소변검사와 요배양으로 시작합니다. 필요에 따라 성매개감염 검사를 추가합니다. 40세 이상이거나 증상이 반복되면 직장수지검사와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경직장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으로 정낭과 전립선을 확인합니다. 임신을 준비 중이라면 2~7일 금욕 후 정액검사를 진행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정액 색깔로 정자 수를 짐작할 수 있습니까

경향 정도만 알 수 있습니다. 정자 농도가 높으면 탁해지고 낮으면 투명해지는 관계가 있지만, 색으로 수치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정확한 판단은 정액검사로 합니다.

피가 한 번 섞여 나왔는데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합니까

40세 미만이고 다른 증상이 없는 단발성이라면 문진, 혈압 측정, 소변검사 정도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40세 이상이거나 반복된다면 전립선 평가를 포함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정액이 노랗게 보이는데 감염입니까

금욕 기간이 길었거나 소변이 일부 섞이면 노란빛이 돌 수 있습니다. 배뇨통이나 발열 없이 다음 사정에서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대개 문제되지 않습니다.

정액이 끈적하면 임신이 어렵습니까

액화 지연은 정액검사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단독 불임 원인인 경우는 드뭅니다. 임신이 늦어지고 있다면 점도만 보지 말고 정자 수와 운동성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마치며

정액의 색깔과 냄새, 점도는 생리적 요인만으로도 넓은 범위에서 변합니다. 판단에서 중요한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한 번의 변화보다 지속과 반복이 의미가 큽니다. 둘째, 배뇨통·발열·혈뇨 같은 동반 증상이 있으면 원인 감별이 필요합니다. 셋째, 혈정액증은 40세를 기준으로 평가 범위가 달라집니다. 변화가 이어지거나 불안이 지속된다면 비뇨의학과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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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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